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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17 14:36
나 홀로 죽음 "고독사"란 말을 아시나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01  
나 홀로 죽음 ‘고독사’를 아십니까
ㆍ일본에서 사회 이슈로 떠오른 이야기이다.

우리도 '강 건너 불' 아니다
"변사 사건 현장에서만 맡을 수 있는 특유한 냄새가 있습니다.
상당히 역한 냄새인데, 뭘로 표현해야 하나…. 음식 상한 냄새 같은 거완 다르긴 한데 역해요."

 경기 지역의 한 경찰서 변사사건 담당 형사는 시취(屍臭),
즉 시신이 썩을 때 나는 냄새를 그렇게 말했다. 이 형사는 "문을 열자마자 그 '냄새'가 훅 하고 닥쳤다"고 표현했다.

'고독사' 독거노인만의 문제 아니다

지난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인 10월4일 오후 1시 무렵. 이 지역의 한 지구대에 112신고 전화벨이 울렸다. 서류상 발견자는 손녀사위로 되어 있었다. 두 달 넘게 연락되지 않던 할머니였다.
이 할머니의 딸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이 바쁘니 잘 계시려니 했는데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아서 불안해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지구대 순경과 본청 변사 담당 형사, 과학수사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할머니의 시신은 안방에 있었다.

담당형사의 말. "사실 1주일만 지나면 시신의 형태는 거의 알아볼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처음에는 경직이 오고 부패가 시작됩니다.
거대화라고 되는데, 부패가 되면 가스가 차서 몸이 부풉니다.
그리고 부패가 진행되면서 색깔도 변하고 여러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할머니의 경우 그 단계는 이미 지난 상태였습니다.
몸 형태는 거의 없고 살가죽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뼈가 보이는 상태는 아니고, 살가죽만 남은 상태에서 살가죽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진한 갈색 형체만 남은…."

 변사사건은 검사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다.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없어 사건은 바로 종결됐다.

"(가족들이) 상당히 죄책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본인들 생각으론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어요.
 물론 돌아가실 때가 되긴 했지만….

" 고독사(孤獨死). 문자 그대로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사용된 개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정식으로 정의된 개념은 아니다.

언론은 이 개념을 노인자살과 등치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임종을 지켜볼 이가 없는 죽음을 뜻하기 때문에 노인자살보다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자살뿐 아니라 병사(病死) 역시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 역시 '홀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이 개념을 처음 만들어 낸 이는 지난 2001년부터 일본에서 유품정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한 요시다 다이치(吉田太一)이다.
NHK 등 언론을 통해 그의 독특한 직업이 소개된 바 있다.
요시다는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한 글들을 바탕으로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혼자라도 괜찮다 ><유품이 말하는 진실 >등의 책을 펴내면서 '고독사'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유품정리인은… >를 국내에 번역 소개한 김석중씨는 말한다.
"'고독사'가 발생할 수 있는 연령대가 노인, 구체적으로 말해 65세 이상의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45세 이후로 해서 50대에서 60대 초반을 가장 위험한 군으로 봅니다.
"이는 자신이 앓고 있는 병력(病歷)을 본인도, 국가도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노인은 장기요양보험이나 사회안전망을 통해 커버가 가능할 수도 있고,

좀 더 젊은 층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연계가 간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사회활동에서 은퇴하는 전후의 연령대인 중년 후반층은 일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빠르게 일본 현실 닮아가는 한국사회 책을 번역한 김씨는 요시다의 '사업'을 한국에서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고독사 문제가 앞으로 7, 8년 정도면 우리사회에서도 심각한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1945년 종전 이후 일본에서 '베이비 붐'이 일어났지요. 이 세대를 이른바 단카이(團塊)세대라고 하는데, 한국의 경우 1953년 종전 후 비슷한 종류의 베이비 붐이 일어났습니다.

" 일본의 경우 단카이 세대의 성장과 함께 학생운동, 1억총중류('일본인구의 다수가 중산층'이라는 일본 정치권의 이론) 등이 과거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사회상이었다.

 21세기 들어 이들이 은퇴하면서 여행산업과 실버산업의 폭발적 증가 등이 다양한 사회현상이 일어났는데, 한국의 사회세태가 그만큼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아직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가 많이 다르다.

김 대표는 "한국에 '상조회사'가 있다면 일본에는 '가족장 회사'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 장례식장보다는 가족들끼리 집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돕는 형태의 전문기업이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국에서 곧 보편적 추세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김씨의 예측이다.

 "2, 3년 전만 해도 상주의 친구들이 밤을 새서 고스톱치는 게 일상적인 한국의 장례식장 풍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제가 직접 보더라도 밤 12시만 넘어가면 썰렁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부조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계좌로 부친다든가 지인들에게 대신 부탁하는 경우도 많고요." 아무튼 다시 '고독사' 문제로 돌아가 보자.

김씨는 요시다의 말을 빌어 일본의 경우 요시다의 회사에서 지난 7, 8년 동안 처리한 1만건의 '유품정리 일' 가운데 30% 정도가 고독사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상당한 비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아직까지 고독사에 대한 통계는 시도된 적이 없다.

 통계청은 매년 '사망원인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죽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다.

사망원인 통계 업무를 맡고 있는 통계청 인구 조사과 인구동향과 김소연 주무관은 "일반적으로 누군가 사망하면 친족이나 가족이 사망신고를 내는데 병명은 의사가 써주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국내 통계분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낸 사망분류코드에 따른 체계이기 때문에 홀로 죽었는지, 가족이 없었는지는 체크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서 5년마다 실시하는 '전 국민 인구·주택 총조사'와 결합하면 관련 통계를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간단치 않다.

김 주무관은 "우리나라에는 주민등록체계가 있지만 통계청의 경우 개인정보는 따로 취합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령자(65세 이상) 1인가구의 공식 통계자료는 2005년 자료가 가장 최근 자료이다. 전국 합계 78만2708명. 보건복지가족부는 2009년 현재 약 97만명의 독거노인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9월30일 '노인의 날(10월2일)'을 앞두고 2009년 고령자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 통계에는 주목을 끄는 조사 결과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1년동안 '자살'을 생각해본 노인이 7.6%에 이른다는 통계다. 자살을 생각하는 노인은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커진다. 70대의 8.2%, 80세 이상의 9.9%가 각각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질환·장애(40.8%), 경제적 어려움(29.3%), 외로움·고독(14.2%)의 순으로 답했다.

보고서를 낸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 조갑래 사무관은 "사망 원인과 별도로 이런 의식이 있으니 정책 산정에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해 해당 설문 결과를 포함시켰다"라고 밝혔다.

노인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은 보건복지가족부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노인돌봄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는 2007년 6월부터 시작해 2009년 현재 5194명의 '독거노인생활관리사'를 파견해 총 11만9570명의 홀로 사는 노인을 보살피고 있다고 보건복지가족부는 밝히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소방방재청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 '유케어(U-Care)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안내문을 보면 독거노인 유케어 서비스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방지 등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출입과 가스유출·화재를 감지하는 센서를 집안에 설치해 독거노인들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응급시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아직 시범실시 단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국의 독거노인이 97만명에 이르지만 현재 서비스를 제공받는 노인들은 12만여 명. 보건복지가족부 정보화담당관 박두희 사무관은 "유케어 서비스는 현재 6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고 내년에 20개 시·군·구 3만가구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는 전체 97만여 명의 독거노인 가운데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15만명에서 17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숫자는 일자리나 생계문제 등에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위주로 추계한 것이다.


그러나 고독사는 반드시 생활 수준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박 사무관은 "2012년까지 15만명을 포괄할 것을 목표로 하지만 나머지 72만여 명의 노인도 혼자 살다가
돌아가실 수 있다"면서 "사실상 모든 독거노인을 포괄하는 것은 현재 예산상 무리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간기업의 참여 모델을 개발하는 서비스도 검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지예산 근본 전환 필요 결국은 다시 복지예산 문제로 귀결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태수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유케어 시스템은 소극적으로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대표적인 것이 노인종합복지관 같은 것인데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 곳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노인이나 장애인·아동 등의 사회적 위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매년 몇 % 예산을 늘리겠다는 점증주의적 방식이 아니라 몇십억씩 복지예산으로 돌려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강바닥에 대해서는 그렇게 과감한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정작 더 중요한 '사람'에게는 왜 그런 발상을 하지 않는지 답답하다"라고 꼬집었다.

 '40대 후반~50대 사각지대' 문제는 어떨까. 보건복지가족부는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대비하는 부서와 정책은 나와 있다. 하지만 '1인가구' 문제를 총괄하는 부서나 정책은 아직 없다. '개인화'가 상당 정도 진척된 일본의 경우 1인 가구용 상품이나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다.

 아직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30, 40대 연령층에서 비혼이나 이혼으로 다시 싱글로 돌아간 인구수는 최근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10년 후면 이들도 40, 50대가 된다. 민간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TV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우연히 요시다를 알게 됐다.
그 즉시 일본에 건너가 요시다를 만났다.
"이 일을 한국에서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에서 성공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돈벌이를 생각했다면 이 일에 뛰어들지 않았겠죠.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요시다를 만났고, 뜻이 통한 것 같습니다.

원래 한국의 장례문화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이 3년 동안 무덤 옆에 초가삼간을 짓고 무덤을 돌보는 문화인데, 요새는 '삼우제(三虞祭, 사망한 뒤 5일째에 치르는 제사)'만 지나면 탈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년에서 1년으로 오는 데도 얼마 안 걸렸는데 지금은 상복도 빌려 입는 시대가 됐어요. 고독사 문제도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다른 나라만의 사회 이슈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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